2011년 5월 10일

9시경 한라하이킹으로 갔다.
4년 전에 스쿠터를 빌렸던 곳이다. 그 때 탔던 기종의 스쿠터를 빌렸다.
아무래도 익숙한 곳이, 익숙한 스쿠터가 편하다.
오늘의 테마는 오름투어다! 한 번 신나게 오름을 찾아다녀 볼 생각이다.


[용두암에서 바라본 풍경]

스쿠터는 참 자유롭다. 가기도 쉽고, 서기도 쉽다.
적정 속도로만 질주하면 위험할 것도 없다. 가자!!!
아부오름,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이 날 기다리고 있다.
97번 지방도를 타고 예~~~




[오늘 날씨 참 기가 막히다]


[필카라 초점을 못 맞췄다. 나름 즐기는 반영샷인데ㅋ]

그렇게 바람을 가르고, 눈부신 햇살을 이기며 달리고 달렸다.
여기저기 먹구름이 보여서 살짝 마음이 급하긴 했다.
헐~~~~~~~~~~~~~~~~~~~~~
그런데 갑자기 저 멀리서 믿기지 않은 상황이 펼쳐졌다.
코끼리 한마리가 도로로 뛰어든 것이다.
쿵쿵쿵 성큼성큼 내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난 서둘러 카메라를 꺼내서 셔터를 눌렀다.
내 옆쪽을 지나갈 때는 숨죽이고 바라보기만 했다. 휴~~~
시작부터 재밌는 일이 생기네! 말도 아니고 코끼리를 만나다니 ^^;




[근처 공연장에서 뛰쳐나온 코끼리]

계속 지켜봤는데 오는 차량들이 서행하면서 거의 멈추었고,
코끼리는 차량을 피해 인도쪽으로 나갔다. 큰 사고는 없었다. 휴~
난 다시금 시동을 걸고 길을 나섰다.




[영원히 간직하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

이번에 첫 목적지는 아부오름이다.
사실 4년 전에도 아부오름을 가려고 했었는데 길을 헤매다가 그냥 지나쳐버렸다.
그때의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있어서 일단 무조건 꼭 아부오름이어야 했다.
그런데 오늘 난 또 헤매고 있다. 가는 길이 보이질 않는 것이다.
눈에는 보이는데... 왜 들어가는 입구가 없지!?
송당승마장으로 가서 자판기 커피 한잔 하며 아주머니께 물어봤다.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지도랑 비교해 보니... 허걱!
그것은 나의 실수!!! 내가 지나가며 보았던... 아부오름이라 여겼던 그 오름...
그건 아부오름이 아니었다.ㅎㅎㅎ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어찌~~~ 어쩐지~~~ 그럼 그렇지~~~
^_____________^;

그런데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서쪽에서부터 비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듯 했다.








[아부오름을 가며 만나는 멋진 풍경]

드디어 지도대로, 아주머니 설명대로 오다보니 아부오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앞오름이 아부오름이다. 오해와 착각이 얼마나 큰 잘 못을 저지를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난 하마트면 알려지지 않은 오름을 길을 만들어 갈 뻔했으니 말이다.ㅋㅋ






[아부오름의 풍경]

좋은 징조다! 오늘 왠지 뭔가 아름다운 하루가 될 것만 같다.
모르면 물어보자. 모르면서 아는 척 하면 큰 일난다.
영화에서도 고현정 누님이 말했다.
"그냥... 아는 만큼만 안다고 하세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네네!!! 겸손하게 물어가면서 알아가면서 여행을 즐기렵니다. 헤헤










[저 멀리 보이는 다랑쉬오름]

이건 어딜 가도, 어딜 봐도 자연이 만든 작품이었다.
그 작품 세계속으로 난 빠져들고 있는 중이다! 유후~








[그래... 난 지금 내가 선택한 길을 가고 있다]





용눈이오름에 거의 다다를 무렵 막 용눈이오름을 보고 내려오는 사람을 만났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용눈이오름 정말 멋지네요~~~ 라는 말로 대화가 시작되었는데
그분은 걸어서 제주도를 여기저기 누비고 있는 중이었다.
1년에도 몇 번씩 제주도로 와 걸어서만 다닌다고 하셨다. 대단한 분이었다 ^^
용눈이오름 천천히 보고 오라고 하시며 거기서 기다린다고 하셨다.


[용눈이오름]

































김영갑씨가 생전에 가장 사랑했다는 용눈이오름.
난 오늘에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용눈이오름이 주는 아름다움. 그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주변 경관에서 오는 감동.
그 자체로 모든 설명이 가능했다. ㅜㅜ
걸음을 뗄수록 흥분하고 발걸음이 빨라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으아.... 좋다! 용눈이오름 정말 좋다~ ^ㅇ^
아래로 내려와 보니 아까 그분은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
다만 내 헬맷에 방울토마토가 몇 알 담겨있었다.
먹으라고 두고 가신것 같은데 은근 감동이다. 여행자들끼리 통하는 소소한 정!!!
이제 다랑쉬오름으로 가볼까~






[치칫! 여어~ 나 좀 봐!]


[하하 말을 알아듣는구만~]






[길을 달려 그곳으로 가자!]





그곳에 아름다움이 있고, 난 아름다움 속에서 미소 짓고 있다.
이 곳에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 행복하다.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제주의 이야기와 사진을 사람들에게 전하리라!






[아끈다랑쉬오름은 하트 모양을 하고 있었다]






[저 멀리 다랑쉬오름을 거니는 사람들]








[다랑쉬에서 바라본 용눈이]

다랑쉬오름에 그림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사랑, 미래, 현재, 일상, 여행 그리고 그분...
이제 슬슬 내려가서 세화로 가볼까! ^^
다랑쉬오름 입구에 내려와보니 아까 용눈이오름에서 만났던 그분이 점심을 드시고 계셨다.
걸어오다보니 이제서야 왔다고~
김밥을 하나 얻어먹고, 가방에서 올레꿀빵을 스윽 꺼내 내밀었다. 하하하
남은 여행 잘하시라고 인사를 나누고 난 세화로 향했다.


[오늘 나와 함께 하는 스쿠터 녀석]








[세화 오일장]

세화 오일장을 둘러보다가 은성식당에 들어가 국밥을 한 그릇 먹었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속이 든든해졌다. 또 힘이 나는구나!
이제 해안도로를 타고 쭈욱 달려가볼까~

























눈이 부시게 멋진 바다를 끼고 달리는 기분이란~ ^^
가다 쉬다 찍다의 다다다를 반복하면서 월정리 해변에 다다랐다.
급할 것도 없고, 마음 쓸 일도 없었다. 여기서 커피 한 잔을 여유를 느껴볼까나~







자꾸만 뭔가 다짐하게 된다.
사랑을, 인생을, 미래를...
그만큼 현재에 부족함을 많이 느끼는 까닭이겠지...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시럽을 넣지 않는다.
그렇게 커피의 향과 맛에 여유를 더해 이 순간을 즐긴다.





월정리에서의 꿀같은 휴식을 마치고 삼양해수욕장 함덕해수욕장을 지나
탑동광장까지 내달렸다. 역시나 다다다를 반복하면서 말이다! ^^

















스쿠터를 반납하고 시외버스터미널로 왔다.
난 이제 서귀포로 간다. 아는 동생이 그곳에 살고 있다.
피곤한 상태지만 뭐 어떤가! 즐거운 저녁과 유쾌한 만남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의 수고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버스에 올라 한 숨 자고나니 서귀포에 도착했다.
고기를 먹고, 한라산 소주를 마시고, 비를 맞고 쏘다니다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지금난 찜질방에 누워있다.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은 이곳에서~
내일이면 일상으로의 복귀구나. 기대감과 아쉬움이 동시에 밀려온다.
생각보다 이곳은 조용하네. 스스륵 잠이 든다.
긴 하루가 그렇게 마무리되었고, 나의 여행도 끝을 보이고 있었다.











여기는 스쿠터 타고 다닌 하루 이야기만 올렸습니다. ^^
다른날 여행이 궁금하시면 제 홈피로 구경 오셔도 좋습니다ㅋ
http://ok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