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5-2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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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인의 제주일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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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박수현
 조회 : 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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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얼마전에 제주 스쿠터 일주 하고 돌아온 사람입니다.
친구와 제가 시간의 여유가 생겨서 평소 가고 싶었던 제주도로 무작정 출발을 했습니다.
5월 13일 오후에 도착해서 생전 처음으로 스쿠터를 도전해 봤습니다.
사장님께서는 자전거를 잘 타야 빨리 배운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자전거를 두손 놓고 타지만 무면허이고ㅡㅡ;
그렇다면 스쿠터 운전을 제 친구가 해야 하는데 친구는 신중한 성격이라
그날은 사장님의 스파르타 훈련에도 불구하고 스쿠터 대여하는데 실패 했습니다;
결국 다음날 우린 포기할까 의논하다가 친구가 한번만 더 해보겠다고 해서
다시 맹훈련을 받았고 결국 세시간여 만에 사장님의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살살 달리면 되겠다고요.
두려움만 설렘 반으로 우린 그렇게 일주를 시작했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인지라 둘다 모험가가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길은 한라 하이킹에서 주신 스쿠터 여행용 지도로 찾아가니 쉬웠고요
여행사 패키지로는 느낄수 없는 온갖 즐거움을 만끽했답니다.
가다가 맘에 들면 멈춰서 즐기고 쉬고 구경하고 사진찍고,
또 가다가 사람들이 채집하는 모습이 보이면 멈춰서 그 틈에 껴서
소라며 바지락이며 우묵가사리라는 해초를 줍고
밤에는 방잡아서 잡은 것들 끓여서 먹고,
평소 6시 내고향에서 그런거 보이면 환장하는 저인지라;;
너무 행복했습니다.훗
첫날 묵었던 협제해수욕장에 상록민박은 특히 제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성수기가 아닌데다 한라 하이킴에서 왔다고 하니 방값을 이만원 받더군요.
돈도 돈이지만 저희가 묵었던 방 창밖의 풍경은 환상이었어요.
창 바로 아래 파도가 철썩거리고 그 앞을 보면 온통 시퍼런 바다가 펼쳐져 있었거든요.
그 가격에 그런곳에서 지낼수 있다니...지금도 생각해보면 거기가 제일 좋았던거 같아요,ㅋㅋ
천지연,정방폭포,성상일충봉,섭지코지,우도 ...제주도는 막상 가보니 가고 싶거나 구경하고 싶은
관광지가 너무 많아서 다 돌려면 힘들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가고 싶은 곳을 둘이 상의해서 정해놓고 갔지만 그래도 충동적으로 결정해서
가본곳도 많았죠.
일주도로, 해안도로를 번갈아가며 달리는데 제주도는 달리는 곳마다 그림이더군요.
해안도로는 아름답고 깨끗한 바다가 펼쳐져 있고, 안 쪽으로는 검은 돌담에 보리들이
어딜가나 풍성하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하늘과 바다와 땅이 탁 트여서 살면서 많이 팍팍해진 저에게도 감동이 되었습니다.
특히 내륙으로 달리면 향긋한 숲내음이 머리를 상쾌하게 하다가
어느새 세상을 진동하게 만드는 달콤한 꽃 향기가 여행하는 내내 저희를 따라 다녔어요.
처음엔 감귤 꽃 향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그 곳에만 자라는 꽃나무가 그렇게 좋은
향을 내고 있었어요. 아카시아는 아니고 비슷한 향이 었습니다. 이름은 모르지만요.
여자 둘이서 그것도 처음 타보는 스쿠터로 여행하는게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었지만
섬 전체가 관광지라 그런지 시내만 아니면 스쿠터로 달리기 좋았어요.
도로도 잘 되있는거 같구요.
한마디로 환상적인 여행이었습니다.ㅋㅋ
정말 경제적인 부분만 된다면 가서 살고 싶더라구요.
그게 안된다면 매년 한번씩은 놀러 가서 자유를 맛보고 삶의 활력을 찾고 싶네요.
음식도 왜 이렇게 다 맛있던지.
저희 둘다 제주 체질이라는 생각 마저 들었어요 ㅋㅋ
둘다 살이 팍 쪄서 돌아왔거든요ㅡㅡ;;ㅋㅋ
특히 고등어조림이 너무 맛있었구요, 몸국이라는 것도 참 맛났어요.
몸국은 사골 국물에 해초를 넣고, 고추기름 동동 떠있는 설렁탕 같은 음식인데
해초때문인지 시원하고 담백하고 고소하고 칼칼한게 속풀기 딱 좋았습니다.
사장님께서 제주 토박이시라 방언을 아신다고 저희에게 선보여 주셨는데
아무리 들어봐도 한국말이 아닌거 같아 신기하고 당황스럽기까지 했어요 ㅋㅋ
어쨌든 우린 무사히 일주를 마치고 스쿠터를 반납했어요.
남들이 들으면 별일 아니다 싶겠지만 저흰 개인적으로 완전 뿌듯했어요ㅎ
마지막 공항 가는 길까지 태워다 주신 사장님 정말 정말 감사하구요^^
다음에 갈땐 꼭 운전면허 들고 갈게요.
제 친구 교육하시느라 고생 많으셨는데 음료수하나 못사드리고 왔네요.
그럼 하시는 사업 날로 번창하시길^^
그리고 제주도야. 조만간 또 보자꾸나.
참 사진은 휴대폰으로 찍었는데
컴퓨터 이상으로 잘 안되네요 . 아쉽지만 다음에 올리도록 할게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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