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 사용방법 ㅳ 정품아이코스맥스 정품가격 ㅳ♬ 7.cia158.com ㎌[김성호 기자]
어느 서점을 가도 잘 보이는 자리에 올라와 있다.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 그것도 나온 지 이십 여 년이 지나는 동안 그 인기를 더해가는 스테디셀러다. 판마다 조금씩 색상을 달리하는 그 자태부터가 나이든 독서가보다 젊은 층에게 더욱 핫한 아이템처럼 여겨지는 이 소설의 성격을 내보이는 듯하다. 양귀자 소설 <모순> 이야기다.
매년 백여 권, 그간 수천 권의 책을 읽어낸 독서가이지만, 양귀자의 책은 좀처럼 읽어본 적 없었다. 그건 아주 어설픈 이유 때문이었는데, 양귀자란 이름을 가진 이가 도무지 걸작을 써낼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가졌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와 같은 생각이 완전히 깨어져나가니 그녀가 쓴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을 읽고 나서였다.
박해수 나는 이토록 맛깔나게 글을 쓰는 작가를 얼마 알지 못하였고, 또 그만큼 도발적이며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읽어본 일 또한 많지는 않아서 양귀자의 책을 전부 읽어내겠다 결심하게 되었던 것이다.
<모순>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손이 가지 않던 양귀자의 대표작이다. 어느 한 성별에게만 열광적 지지를 받는 무상담300대출 작품이 대체로 별로였다는 오랜 경험에 더하여, 이 시대 베스트셀러를 신뢰하지 않는 내게 이 소설이 지난 감탄을 퇴색케 하리란 걱정도 얼마쯤 작용하였던 탓이겠다. 그러나 마침내 차례가 온 관계로 나는 이 소설을 읽기를 즐기는 몇몇 동지들과 함께 읽어내기에 이르렀다.
신한카드 자동차할부
▲ 모순?책 표지
ⓒ 쓰다
하자의범위20년 넘게 베스트셀러, '모순'의 인기비결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등장한 이 소설이 무려 사반세기가 넘도록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이유, 그 첫째가는 비결이란 작품이 선택한 선명한 소재일 테다.
너무도 현격히 대비되는 두 남자를 두고서 그중 누구를 택해 결혼할지를 고르는 한 여자의 신용회복위원회 개인회생 이야기, 그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며 사회상 가운데서도 좀처럼 바뀌지 않는 인간과 청춘의 고민과 그대로 통하지는 않는가.
마음이 가지만 부족한 것 많은 남자와 많은 걸 갖췄으나 어딘지 마음이 동하지 않는 남자 사이에서 주인공 안진진이 갈등한다. 비단 독자가 아니라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남의 연애사를 속속들이 지켜보길 즐긴다는 건 <나는 SOLO>를 위시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인기를 들여다보면 분명한 사실이 아닌가.
그러나 오로지 소재만이 <모순>의 인기를 설명하진 못한다. 양귀자의 신랄한 가운데 유머가 깃든 문장이 없었다면 시간의 냉엄한 심판을 건너 지난 세기의 소설이 오늘의 독자들에게 찬사를 받는 일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테다.
산업적으로 보자면 여전히 찬바람을 맞고 있는 한국 문학이라지만 그 가운데 <모순> 같은 작품이 있어 소설을 향유하는 독자가 완전히 끊이지는 않고 있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수십 년을 거슬러서도 낡은 인상을 거의 주지 않는 양귀자라는 작가의 역량은 얼마나 빼어난가. 성공한 작가를 꿈꾸는 이라면 마땅히 그녀의 글로부터 배울 점을 얻을 수 있으리라.
<모순>은 단순하고 선명한 소설이다. 주인공은 스물다섯 여성 안진진, 빼어나진 않은 용모라지만 20대 젊은 여성만이 가진 강력한 힘을 너무도 잘 알고 활용할 의지까지 갖춘 깜찍한 여자다. 그리고 그녀 앞에 두 남자가 있다.
처음 만난 과정부터가 어딘지 영화 같았던 김장우는 은근히 마음이 쓰이는 사내, 돈도 확실한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도 없는 그이지만 안진진은 그의 연락이 기다려지는 마음을 밀어낼 수 없다. 훌쩍 떠나 찾은 깊은 산속에서 며칠이고 머물며 야생화를 찍은 사진을 출판사에 팔아 돈을 번다고 하는데, 그 수입이 얼마 되지 않는 것은 그의 남루한 차림새며 씀씀이로 쉬이 짐작이 가는 바다.
다음은 나영규, 하나부터 열까지 죄다 계획대로 움직여야 성이 풀리는 남자다. 꽤나 잘 사는 집안의 자식으로 좋은 학교를 나와 전망 좋은 직업까지 가져서 진진은 도대체 그가 왜 자기같이 평범한 여자를 좋아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조건만 보자면 뒤 돌아볼 것도 없이 나영규를 택할만도 하지만, 안진진은 시쳇말로 양자와 썸을, 사실 그보다는 바람에 가까운 것이지만 어찌됐든 두 남자 모두와의 관계를 이어나간다.
어느 날 아침 문득, 정말이지 맹세코 아무런 계시나 암시도 없었는데 불현 듯,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나는 이렇게 부르짖었다. "그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9p
재고 견주며 일생의 짝을 고르려는 당돌한 여성
삶의 가장 중대한 결정이 될 배우자를 제가 원하는 이로 결정하겠다 마음먹은 여자, 결혼적령기이자 이성에게 가장 가치가 높게 매겨지는 이십대 중반의 나이를 놓치지 않고 활용하려는 그녀의 당돌한 결심이 그대로 이 소설의 특별함이 된다.
소설은 안진진이 장단이 극명히 대비되는 두 남자를 견주어 제 일생의 짝이 될 이를 고르는 과정을 다룬다. 마침 그녀에겐 지침이 되는 이가 있으니 다름 아닌 제 어머니와 그녀의 쌍둥이 동생인 이모다. 일란성 쌍둥이로 나면서 외모부터 성격까지 꼭 닮아 있던 두 사람이 지금은 전혀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달라진 삶을 살게 되기까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 그들의 남편이란 게 안진진의 판단이다.
안진진은 제 아버지와 이모부를 연상시키는 저의 두 남자를 저울에 올려 견주며 향후 제 삶을 더 나아지게 할 남편감을 고르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제 어머니와 이모처럼 집안에서 선을 볼 상대로 점찍은 이에게 바로 시집가는 대신 제가 주체적으로 제 짝을 고르겠다는 것, 그것이 안진진의 필생의 결심인 것이다.
그로부터 마치 학술연구에서 독립변인 외의 요건을 철저히 통제하여 무엇이 둘 사이의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입증하려는 시도처럼 <모순>은 남자로 인해 극명하게 갈리는 여자의 삶을 안진진의 시각에서 되살려 독자 앞에 펼쳐놓는다. 흔히 말해지는 속담 '여자팔자는 뒤웅박'이란 이야기가 어쩌면 이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이 아닌가 싶어질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저의 어머니는 술만 먹으면 저를 두드려 패고 나중엔 일가친척들의 돈까지 사업자금 명목으로 가져다 날려버린 문제 많은 남자를 남편으로 만나 제 삶 전체를 꼬아버린 이다. 그러나 저기 제 이모는 남편을 잘 만나서 부잣집 마나님으로 일생 고생을 모르며 편안한 여생을 보내는 중이다. 서로 다른 남자를 만난 선택이 삶 전체를 좌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편에게 얻어맞기 일쑤인 어머니는 친정에 가면 열을 올리며 제 남편 흉을 보면서도 그를 떠나지 못하는 이가 되었다. 가정을 직접 책임지며 시장바닥에서 구르는 억센 아줌마가 되어 제 자식조차 보기 민망한 순간을 거듭 빚어낸다. 반면 이모는 고상하고 우아하여 처녀 적의 기품을 잃지 않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자식농사 또한 마찬가지다. 안진진과 그 동생은 어려서부터 문제아로 온갖 말썽을 부린 데다 자라서까지 어디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이가 되었다. 반면 이모의 자식들은 공부도 꽤나 잘하여서 저기 미국의 명문대로 진학해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둘의 삶이 이토록 달라지게 된 연유는 오로지 아버지와 이모부, 그들의 차이라고 안진진은 결론짓는다. 그렇다면 김장우와 나영규 중 안진진의 짝이 될 만한 이는 과연 누구인가.
낭만과 현실, 마음과 머리, 그 해묵은 갈등에 대해
소설을 지탱하는 긴장은 바로 그 결과, 또 그것을 결정짓는 안진진 내면의 요소에 있다. 독자는 이야기를 읽어가며 차츰 안진진이란 인간과 그녀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해나간다. 나아가 그녀와 얼마 다르지 않은 상황을 겪었거나 앞으로 겪을 저 자신의 이야기를 그 위에 덧씌워 읽어낸다.
한 사람은 모든 걸 꼼꼼히 계획하는 성격으로 애인격인 안진진조차 제 계획안에 온전히 끼워넣으려 든다. 반면, 다른 이는 아무런 계획도 자신감도 없고 오로지 순진하고 순박한 매력만으로 그녀에게 다가서는 것이다. 꼭 그와 같은 이와 데이트를 해본 경험이 없다 할지라도 계획적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자신감이 있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또 그 근간이 되는 재력이며 좋은 직업을 갖추었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한 것이 저와 관계 맺는 데 영향을 주는 경험을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모순>의 힘은 바로 그와 같은 간접경험과 소설 속 이야기를 쉽게 관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통속적 성격에 있지는 아니한가.
무엇보다 작품이 처음 쓰인지 20여 년이 지나 이 시대 젊은 여성들에게까지 변함없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소설이 가진 명백한 한계, 이를테면 구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안진진이 제게 다가오는 두 남자를 넘어 다른 이와 관계 맺을 생각은 하지 못한다거나, 후반부에 잇달아 벌어지는 결정적 사건들의 개연성이 부족해 소설을 흥미롭게 읽은 독자들조차도 얼마 설득해내지 못한다는 점, 나아가 그 같은 결말이 시대를 초월한 작품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의미를 창출해낼 정도엔 이르지 못한다는 등의 아쉬움이 뚜렷함에도 긍정적 반응이 거듭 재생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배우자를 선택하는 일이 인간의 변치 않는 관심임과 더불어, 마음이 동하는 이와 안정적 조건을 갖춘 이 사이에서 끊임없는 고민을 할 밖에 없는 것이 또한 그와 같은 처지에 놓인 이의 벗어나기 어려운 과제임을 알도록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미덕들, 이를테면 신뢰와 우정, 이해와 같은 가치를 어찌 물질적인 것과 같은 저울에 올려둘 수 있느냐 말할 이도 있겠다. 마찬가지로 이성에게 기대하는 로맨스며 사랑을 어떻게 모른 척 외면하고 조건만 보고 짝을 고를 수가 있느냐 성을 낼 이도 있을 수 있을 테다.
그러나 여전히 세상에는 결혼은 현실이란 말이 굳건하게 통용된다. 성업하는 결혼정보회사는 사람을 재력과 직업, 학벌과 외모 등으로 줄지어 그에 따라 좋은 배우자감과 그렇지 못한 이로 구분 짓는다.
<모순>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그와 같은 현실과 또한 그에 반하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인간이 마주하는 고뇌를 보다 객관적이며 전면적으로 해낼 수 있도록 자연스레 이끌어내는 데 있지는 아니한가. 그건 그대로 꽤나 멋진 일이 아닌가 말이다.
덧붙이는 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