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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택시 기사를 포함한 탑승자 5명 중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은 울산 택시 사고는 사고의 규모의 비해 과속이 쉽지 않은 주택가 좁은 골목에서 벌어진 택시 단독 사고라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취재진은 지난 9일 사고 현장인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인근의 한 전원주택단지로 향했다.
이신폰 이곳에서는 지난 6일 오후 1시께 한 대의 개인택시가 주택가 석축을 들이받아 70대 택시 기사와 조수석에 타고 있던 70대 남성 1명, 뒷좌석에 타고 있던 70대 여성 2명이 숨졌다. 또 뒷좌석에 타고 있던 또 다른 70대 여성 1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의 조사 결과 당시 5명 모두 안전벨트는 매지 않은 것으로 최근 확인됐 국민행복기금 대출 다.
사고 현장에는 인적이 보이지 않았다. 적막감이 무겁게 깔려 있었다. 맑고 화창한 날씨에 봄기운 올라 온화한 일요일 오전이라고는 생각지 못할 정도로 공기는 차가웠다.
현장이 주는 첫인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평범하고 한적한 시골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해되지 않는 점들이 하나 둘 나타 월세 보증금 나면서 금세 머리를 혼란스럽게 했다.
■ 석축 아닌 담벼락과 충돌했다면..
사고 현장에는 죽은 이들을 기리는 두 개의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꽃이 놓인 곳은 석축을 구성하고 있는 커다란 바윗돌 위였다. 바위들은 매우 단단해 보였다. 택시와의 충돌에도 전복자연산 불구하고 파손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사고 당시 택시에서 흘러나왔을 것으로 보이는 시커먼 기름 자국만이 이곳이 참혹한 사고 현장임 알려주고 있었다.
바위 바로 옆에는 자갈을 철망에 담아 쌓은 키 낮은 돌담이 있었고 이 돌담은 철제로 된 옆집 대문으로 이어져 있었다.
만약 운전자가 핸들을 꺾어 캐피탈사 오른쪽에 있던 담벼락이나 대문과 충돌했다면 사고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담 중간에 전기 인입용 철제 기둥이 있긴 하나 충분히 돌담을 부수면서 충격이 다소 완화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대문과 충돌했다면 아마 차량은 옆집 마당까지 뚫고 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매우 단단한 바윗돌과 비교하면 충격 완화가 됐음직했다.
지난 6일 4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은 울산 울주군 서생면 택시 사고 현장. 노란색 점선 안이 택시가 충돌한 석축의 바윗돌. 바위 오른쪽이 자갈과 철망으로 만들어진 옆집 돌담과 철제 대문이다. 차량이 바위를 피해 돌담 또는 대문과 충돌했다면 희생자가 감소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파란색 화살표 진행 방향은 마을 밖으로 내려가는 급커브 도로다. 사진=최수상 기자
4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은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택가 택시 사고 현장. 뉴스1
사고 직후 공개된 현장 사진에는 택시가 내리막길 정면의 석축과 충돌해 전면이 모두 파손돼 있었다. 조수석 앞바퀴가 약간 오른쪽으로 틀어져 있긴 했으나 석축의 돌출부 때문에 충돌 후 틀어진 것으로 추정되었다.
경찰은 당시 사고 현장에는 급제동에 따른 타이어 스키드 마크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차량의 파손 정도만 봐서는 충돌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내리막 직선도로 끝 지점에 석축 위에 지은 주택이 있고 그 앞에서 오른쪽 90도 각도로 꺾이는 길인데 운전자가 정면의 석축과 주택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브레이크 파열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속수무책으로 석축과 정면충돌했다는 것도 의문이 든다. 충돌 지점과 옆 돌담과의 거리는 1m도 되지 않는다. 정면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핸들 조작이 이뤄졌는지도 분명 확인해야 할 점이다.
■ 실내 블박 음성 "속도가 빠른데..."
사고 지점에서 택시가 내려온 방향을 살펴보면 위쪽에 카페와 펜션 방향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 삼거리에서 사고 지점까지는 약 74m의 직선 도로다. 내리막 경사도 14~16%로 추정되고 있었다. 간선도로 허용치인 12~13%를 웃도는 경사였다.
취재진이 차량을 운전해 사고 지점까지 운행하는 과정에서 단 한차례도 브레이크에서 발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가팔랐다.
택시는 카페 또는 펜션에서 나와 본격적인 내리막이 시작되는 삼거리까지는 정상적인 운행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카페와 펜션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바라본 택시 사고 현장 내리막길. 경사도 15% 안팎으로 추정된다. 사진 가운데 하얀 건물 앞이 사고 현장이다. 거리는 약 74m. 길은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없을 정도의 아찔한 내리막길이었다. 취재진도 안전을 위해 끝까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내려갔다. 사진=최수상 기자
추정컨대 먼저 카페 방향에서 삼거리에 도착하려면 최소 2개의 커브 구간을 지나야 한다. 직각에 가까운 커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브레이크 밟아야 한다. 사고 택시의 브레이크 작동 여부에 대한 단서가 될만하다. 물론 이후 내리막에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펜션 쪽에서 삼거리까지 오려면 살짝 오르막 지형을 지나야 한다. 펜션 주차장에서 출발했다면 폭이 좁은 도로에서 곧바로 좌회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서도 한 번쯤 브레이크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후 펜션 입구 오르막 구간을 지나면 삼거리까지 내리막이다. 그 거리는 89m 정도며, 사고 지점까지 연결하면 내리막길은 최대 163m로 늘어난다.
경찰은 택시가 어디서 출발했는지에 대해서는 사생활 영역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차량 실내 블랙박스를 통해 조수석에 앉은 남성이 "차량 속도가 좀 빠르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 당시 탑승자들이 차량의 속도에 어느 정도 위험을 감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찰은 블랙박스 음성 기록에서 사고와 관련된 의미 있는 단서가 있는지 분석 중이다.
4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은 울산 택시 사고 현장. 택시가 충돌한 석축 아래에 부서진 차량 잔해가 널려 있다. 연합뉴스
■ DER 분석 및 국과수 차체 감정 의뢰
사건을 조사 중인 울주경찰서는 택시 실내 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통해 택시 기사를 비롯해 탑승자 5명 모두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사고 직전까지 상황이 담긴 만큼 세밀하게 분석 중이다.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한 전문적인 조사도 진행 중이다. 지난주 사고기록장치(EDR) 분석과 국과수에 차체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EDR 분석을 통해 사고 당시 속도, 브레이크 페달 또는 가속 페달 조작 여부, 핸들 각도 등이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국과수의 차체 감정을 통해서는 제동장치 파열 등 차량 결함 여부가 확인된다.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울주경찰서는 오는 13일 도로교통공단과도 합동 조사를 벌인다. 이때 도로 구조와 정확한 경사도 등 현장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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