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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가 다소 주춤한 사이에도 국내 뮤지컬 시장은 다른 어떤 장르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공연 매출이 2500억 원 이상 영화 부문 매출을 추월했다. ‘위대한 개츠비’에 이어 국내 소극장에서 시작한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또다시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가 하면,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흥행한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앞다퉈 한국을 찾고 있다. 라이선스 뮤지컬이 국내 시장에서 태동하던 2000년대 초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 복합할부금융 국 뮤지컬이 척박하던 시절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대작을 들여와 라이선스 뮤지컬 붐을 일으켰던, 한국 뮤지컬 1세대 설도권 대표가 그 시작이었다. 현재까지 공연 전문 기업 클립서비스의 대표를 맡아 국내 뮤지컬 시장 확대에 애쓰고 있는 설 대표를 지난 2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스스로를 뮤지컬의 ‘매니징 디렉터’라고 소개하던데,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건 아파트 매매 절차 가. “공연 한 편을 만들어 시장에 올리려면 작품을 선정하고, 분석하고,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많은 계획과 시장 조사가 필요하다. 그다음으로 마케팅뿐만 아니라 티켓 유통 등에 대한 고민까지 다양한 매니지먼트라는 영역이 있다. 이런 부분을 채워주는 직업이 매니징 디렉터이고, 내가 계속 고민하는 분야다.”―그렇다면 클립서비스는 어떤 회사인가. “클립서비 캠코 소액대출 스의 ‘클립’은 종이를 묶을 때 쓰는 클립인데, 말 그대로 관객과 공연자들에게 공연의 핵심만 골라서 서비스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공연 분야의 토털 매니지먼트 회사라고 소개하고 싶다.” 클립서비스가 선보이는 작품들은 디즈니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뮤지컬이나 ‘위키드’ 등 해외에서 크게 흥행한 것들이 많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잠시 주춤한 적도 있으나 인천창업자금지원 그동안 꾸준히 내한 공연도 추진해 왔다.―해외 작품을 들여오는 기준은. “브로드웨이 톱10 안에 있는 작품들이다. ‘위키드’는 물론이고 ‘라이온 킹’ ‘알라딘’ 등 디즈니의 수많은 킬러 콘텐츠가 있다. 또 ‘해밀턴’ ‘킹키부츠’ 등 탁월한 프로듀싱 기법이나 연출 기법으로 획기적으로 시장을 바꾼 작품들에 주목한다.”―그런 작품을 들여오는 데 어려움이 많았을 햇살론 저축은행 텐데. “모든 작품이 다 어려웠다. (웃음) ‘오페라의 유령’은 톱10 안에는 있지만 1∼2위를 다투는 작품은 아니었다. 기념비적인 작품이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들여오는 데 어려웠다. 그때만 해도 한국 시장이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지금은 디즈니의 킬러 콘텐츠들이 한국에 넘쳐난다. 가능해진 이유는. “25년 전에는 브로드웨이에서 한국을 바라보면 아무것도 아닌 나라였다. 그러나 ‘오페라의 유령’이 성공했고, 한국 시장의 물꼬를 텄다. 이후 많은 브로드웨이의 제작사와 프로듀서가 한국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일본만 봤는데 매니지먼트, 투자, 유통 등 한국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했고, 거기에 클립서비스가 있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창작 뮤지컬 대신 라이선스 뮤지컬만 가져온다는 비판도 있다. “옛날에는 한국에서 라이선스 작품을 하면 사대주의자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오히려 그들의 작품을 흡수해 우리 뮤지컬을 튼튼하게 만드는 게 라이선스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설 대표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1년에 100~150일을 미국에 체류한다. 현지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그런 노력 덕분일까. 지난해 11월 개막한 ‘알라딘’은 짧은 기간에도 2024년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린 뮤지컬에 이름을 올렸다. 설 대표는 “‘알라딘’의 현지화된 개그 포인트는 배우마다 다르다”며 관전 포인트도 짚었다. 그러면서 “이런 게 바로 디즈니의 라이선스 관리 방식”이라며 “안무적 요소나 연출적인 포인트는 건드릴 수 없지만 작품이 전하는 핵심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한 각색은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알라딘’뿐만 아니다. 올해 한국 뮤지컬계는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에는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의 작품을 들여오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우리의 뮤지컬을 본고장에 올리고 있다.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위대한 개츠비’(신춘수 프로듀서)가 대표적이다. 신 프로듀서는 아시아 최초로 브로드웨이에서 단독 프로듀서를 맡으며 새로운 기록을 썼다. 경쟁사 얘기인지라 조심스럽게 운을 띄우자 설 대표는 “그 질문이 나올 줄 알았다”며 “미래 세대가 선망하는 좋은 방식으로 성공했다. 정말 칭찬하고 존경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렇다면 1세대 뮤지컬 프로듀서로서 한국 공연계의 현주소를 진단한다면.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뮤지컬 공연업계에 2차 성장이 일어났다. 그 이후로 우리나라는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시장이 확장해 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시장 진입이 너무 쉬워졌고, 밀려오는 콘텐츠에서 파생된 문제도 있다.”―어떤 문제인가. “작가들에 대한 자본의 지원과 준비 기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또 누구나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미완성의 작품들이 나오고, 쉽게 라이선스를 가져와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한쪽에서 보면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좋지만, 다른 쪽에서 보면 덜 익은 열매를 빠르게 따버린 셈이다.”―관객의 측면에선 비싼 티켓값에 대한 불만도 많다. ‘알라딘’ ‘위키드’가 이미 19만 원을 돌파했다. “관객들에게는 죄송하다. 수백 억짜리 공연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기간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는데 현재 여건으로는 힘들다. 사전 제작비가 있지 않나. 공연을 하든 안 하든 정해진 비용이 들어가는데, 공연 기간에서 그 돈을 회수한다. 기간이 짧을수록 티켓값도 올라간다. 뮤지컬 전용 극장이 생기면 그 기간을 늘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드림씨어터’를 지었다.”―브로드웨이처럼 오픈런 할인 티켓 등을 도입할 수는 없는 건가. “우리도 몇 번 시도했다. 러시 티켓(당일 공연의 남은 좌석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도 만들어보고 가격 시즌제(시즌에 맞춰 티켓 가격을 바꾸는 브로드웨이 시스템) 등도 해봤다. 그러나 이런 제도가 안정되려면 시장이 체계적으로 유지돼야 하는데, 아직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 또 티켓 가격 안정화를 위해서는 반대로 가격이 자유롭게 책정돼야 한다. 비행기 티켓 가격처럼 말이다. 같은 등급의 좌석도 위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 않나.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저렴한 안 좋은 좌석 등에 대한 수요가 그렇게 많지 않다. 모두 먼저 보고 싶어 한다.”―앞으로의 계획은. “너무 많은데 주변에서는 넌 좀 쉬어도 되지 않냐, 이야기도 한다. 우리 와이프만 빼고. (웃음) 뮤지컬 개발 과정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을 것인가를 찾아내는 작업들을 해야 한다. 함축적으로 말하자면 인큐베이팅(프로젝트 초기에 지원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개발은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서 해야 한다. 나아가 한국 작가들에게 해외 진출의 통로를 쉽게 열어줄 수 있는 매니지먼트를 우리 회사가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부산에 지방 첫 대형 뮤지컬 극장… “한국, 아태 - 美 잇는 시장 만들 것”■ 2019년 개관 ‘드림씨어터’“시장 키우고 韓 공연시즌 늘려” 클립서비스 하면 부산에 위치한 ‘드림씨어터’(사진)를 빼놓을 수 없다. 드림씨어터는 2019년 개관한 지역 최초 1500석 이상(1727석)의 국내 최대 뮤지컬 극장이다. 부산 남구에 위치한 국제금융센터(BIFC)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여전히 서울 중심으로 돌아가는 공연업계에서 부산에 뮤지컬 시설이라니… 아무리 제2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서울에 비해 인프라도 인구도 턱없이 부족한 것에 비춰보면 대단한 도전이다. 설도권 대표는 “민간 사업자가 그렇게 큰 규모의 공연장을 지으려면 성공할 거라는 예측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그렇지 않다”며 “적어도 세제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한국 뮤지컬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설 대표는 말했다. 드림씨어터의 성과를 묻자 설 대표는 “시장을 키웠고, 한국 공연의 시즌을 늘렸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 시장을 설명할 때 ‘서울 공연 20주, 부산 공연 10주로 30주 할 수 있어’라고 하면 콘텐츠 제작사들의 관심이 커진다”며 전 세계적으로 30주 동안 공연을 올릴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영국을 제외하면 일본, 호주, 그리고 한국 정도라고 분석했다. 서울, 부산, 대구 세 지역을 잇는 것은 물론 나아가 “아시아태평양과 미국을 결합시키는 시장을 만들고 싶다”며 드림씨어터가 그 기반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수준 높은 공연을 위해 내부 시설에도 공을 들였다. 최고 속도가 분당 108m에 이르는 전동 플라이 시스템을 통해 무대장치가 부드럽게 이동할 수 있으며, 면적당 최대 하중이 1t에 달하는 무대 세트를 설치할 수 있다. 이로써 ‘라이온 킹’ ‘스쿨 오브 락’ ‘오페라의 유령’ ‘위키드’ 등 거대한 무대 세트가 필요한 뮤지컬을 부산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뮤지컬 전용 극장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뭘까. 음향, 객석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설 대표는 “공연을 다 수용하려면 비워줘야 한다”며 내부 시설에 대해서는 “깡통”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지방자치단체들은 공연장이 멀티플렉스이길 바라지만 새로운 공연을 올리려면 모든 걸 뜯어야 한다”며 “최소한의 필수 시설과 제어장치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공연장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공연자들과의 협업이 있었다. 음향 자문은 ‘우치다 음향 설계 사무소’에서, 무대 자문은 ‘PRG 재팬’에서 받았다. 설 대표는 “‘오페라의 유령’을 올리기 위한 구조를 완벽히 갖춘 도시는 부산뿐”이라며 “서울보다 편안하게 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는…
△1963년 경북 포항 출생 △홍익대 경영학과 졸업(1988) △클립서비스 주식회사 대표(2000∼현재) △국내 최초 뮤지컬 전문 잡지 ‘더뮤지컬’ 발행인 (2000∼2021)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라이선스 초연(2001) △뮤지컬 전용 극장 ‘드림씨어터’ 대표 (2019∼현재)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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