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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물었다. 5년씩 못마땅한 그럼 건물 있으면서4. 최현욱 인제 우리연합의원 의사

‘제가 없으면 안 된다’는 발언으로 화제가 된 의사가 있다. 인제 기린면에서 1차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일반의 최현욱 씨다. 그는 지난 3월과 4월 SBS플러스·ENA에서 방영한 커플 매칭 프로그램 ‘나는솔로’에서 25기 광수로 출연했다. 거주지를 옮길 수 있느냐는 여성 출연자의 질문에 그는 “제가 없으면 안 돼서 이동은 못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의 발언은 지역의료가 처한 실태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인제 기린면 유일의 민간 1차 의료 의사다. 한해 2만6000명의 환자를 봤다. 그는 향후에도 “인제를 떠날 의향이 없다”고 했다. 지난 7일 진료가 끝난 병원에서 최현욱 씨를 만났다 스마트론파워 .

▲ 최현욱 의사가 지난 7일 자신이 원장으로 있는 인제 우리연합의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방도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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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가 필요한 환자들 처음부터 시골에서 의사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의대에 진학해 의사 면허를 땄지만, 이내 대학원 전문연구원으로 눈을 놀렸다. 순수학문을 공부하고 싶었다. 그즈음 인공지능 관련 특허도 개발했다. 하지만 대학원에는 학생을 “착취하는 구조”가 있었다. 교수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벌이고 나니 대학원으로 돌 예금 추천 아갈 마음이 들지 않았다. 다시 의사 면허증을 꺼냈다. 충남 금산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했다. 환자는 많지 않았지만 시골에서 만난 환자들은 정이 많았다. 그는 “의대나 대학병원에서 느끼지 못했던, 환자와 밀착된 관계가 좋았다”며 “공보의처럼 일하는 건 평생 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환자와 유대를 쌓을 수 있는 시골 마을을 본격적으로 찾아다녔 직장인 전세임대주택 다. 인제는 사계절이 예쁜 곳이었다. 그는 “보자마자 마음이 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겨울에 왔던 인제를 계절이 바뀔 때마다 찾았다. 단풍이 예쁘게 든 마을을 보며 마음을 굳혔다. 마을 옆으로는 내린천이 흐르고 있었다. 기린면 현리에 2017년 10월 우리연합의원을 열었다. 올해 그는 인제 시골 마을 의사가 된 지 9년 차가 됐다. 고령 인구가 많 예금금리 은 시골, 환자들은 약이 아니라 대화가 필요할 때가 많다. 그는 “80세 할머니가 밥을 먹으면 콧물이 난다며 병원을 찾아온다”며 “약 받으러 온 것 같지 않고, 만담을 하다가 간다. 그런 환자들이 재미있다”고 했다. 연 2만6000명의 내원 환자도 이같은 유대에서 비롯됐다. 그는 “처음부터 환자가 많았던 것은 아니다”라며 “주 6일씩 의원 문을 열면서 성실하게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나는 솔로 방송 이후 주민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최 의사는 “서울로 옮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걱정을 놓은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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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가 자랑스럽지 않았던 이유 최 의사는 방송 이후 대학병원 인턴 당시 임금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라는 점이 화제가 됐다. 2010년부터 인턴으로 일했던 그는 이듬해 병원을 상대로 당직비 미지급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병원에 당직비 3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 의사 손을 들어줬다. 그는 인턴도 ‘노동자’라는 점을 인정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최 의사는 “당직을 연속으로 하다 보면 잠을 못 자고, 잠을 못 자면 실수하기 마련”이라며 “문제는 그렇게 될 때 의료사고가 발생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직 시간제한이 필요한데 근로자로서의 인정을 받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노동환경 개선에 나선 경험이 있기에 최 의사에게 지난해 전공의 사직 사태는 더욱 뼈아프다. 최 의사는 “15년 전에 (소송을)해놨는데도, 그 사이에 천천히 (노동환경이) 쇠퇴한 것 같아서, 어떤 발전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다”며 “‘이렇게 (소송을)해도 안 바뀌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무력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가 방송에서 의사라는 직업을 두고 “자랑스럽지 않다”고한 것도 지난해 촉발된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 탓이다. 최 의사는 “(의료 개혁)거기서 말하는, 시골에서 주 6일 동안 일을 하는데도 (의사에 대한) 비난이 있으니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 ‘광수’를 통해 본 나 ‘나는 솔로’ 출연은 신년 계획 중 하나였다. 짝을 찾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었다. 그는 “주말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두세 번 본다고 하면 6명을 보는 데 반년이 걸린다”며 “(나는 솔로 출연은)6명을 일주일 안에 깊이 있게 볼 수 있었다”고 출연 계기를 말했다. 촬영 기간 병원을 맡아줄 의사를 구하는 게 최대 난관이었다. 하지만 전공의 사직이 맞물리면서 의외로 의사 찾기는 쉽게 해결됐다. 안타깝게도 그는 방송을 통해 짝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관찰 연애 프로그램 출연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최 의사는 “보통 우리는 상대를 관찰하는 데 익숙한데, (방송은) 내가 객체화되는 것이었다”며 “자기 객관화의 효과가 있다. 이것을 두려워할 수 있지만, 극복해야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화에서 내 얘기만 많이 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했다. 방송을 통해 마주한 ‘나’는 상대에 대한 질문이 적고, 자신의 이야기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환자의 질문에 답을 드리는 삶을 15년째 살았다”며 “당연히 내가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자기 탐구는 현재진행형이다. 글, 그림, 사진을 통해서다. 그의 진료실 한 벽면은 그가 직접 찍은 사진과 그린 그림이 줄지어 걸려있다. 찢어질 듯 입을 벌리고 있는 새, 노을에 걸친 듯 흘러가는 구름, 어둠 속 순간의 섬광 등 찰나를 뷰파인더로 포착하고 기록하는 일이 그는 즐겁다. 쌀밥 한 공기도 그에게 글쓰기 소재다. ‘생기를 잃어버린 밥/ 찬밥// 찬밥 신세 되려고 질퍽한 논두렁을 굴렀나/…/뜨거운 열기와 화려한 안개 속에/ 따끈한 모습으로 데뷔//모두들 군침을 흘렸더랬지/가슴 뜨거울 적에’. 그가 쓴 시 ‘찬밥’을 두고 그는 “농부가 일 년 내내 키워 최고 품질의 쌀이 됐고, 밥상까지 올라왔는데 배가 부르다고 버려지는 과정을 생각하고 썼다”고 했다. 물리학 같은 순수과학을 했던 것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싶어서였다. 그는 “창작에 대한 욕구가 있었던 것 같다”며 “여기서 의사 일을 내려놓고 전념할 수는 없고, 할 수 있는 선에서 (창작을)하고 있다”고 했다. 비록 낙선했지만 최근엔 소설 공모에도 도전했다.

■ 환자들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그가 종사하는 1차 의료는 만성질환 관리, 생활 습관 개선, 질병 예방에 초점을 맞춘다. 환자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근거리에서 체크할 수 있다. 1차 병원은 환자의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관리’하는 곳이다. 하지만 응급상황 시에는 상급병원 응급실 진료 가능 과목조차 알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른다. 그가 진단한 지역의료의 현실이다. 그는 병원 간 ‘연계’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 내 1·2·3차 병원의 긴밀한 연계와 상급병원 전문의의 지역 순환 근무를 제안했다. 이때 지역 병원은 의료시스템의 ‘게이트웨이’(입구)가 될 수 있다. 최 의사는 “(환자 의료사항)전달체계에서도 소통이 잘 될 수 있다”며 “대학병원 소속으로 지역 순회 근무를 하면 (의사) 본인들도 (지역에) 평생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적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최 의사가 생각하는 의료 개혁은 ‘의료자원의 분배’, ‘불균형 해소’가 핵심이다. 최 의사는 “(의사)숫자만 늘리는 게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며 “취약한 데엔 특별한 정책을 해야 한다”고 했다. 향후 목표를 물으니 “여기(인제) 환자분들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저도 아프지 않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코로나에 걸렸을 때, 5일 동안 병원에서 약 처방을 못한 게 걱정이었다”며 “원격진료로 처방전을 드리긴 했지만, 당시 아프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다. (아프면)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설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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