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희 자이글 대표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박기영 기자


이진희 자이글 대표가 리튬 인산철(LFP) 이차전지 관련 미국 조인트벤처(JV) 설립 계획을 철회한 배경과 기술개발 현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자이글은 2022년말 미국 이차전지 사업 진출 발표 이후 주가가 7배 넘게 급등했다가 다시 급락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자이글은 2022년 12월 CM파트너로부터 인산철 배터리 셀 생산공장을 인수하며 이차전지 사업에 진출했다. 2023년 4월 엑스티이에스에스 펀드(XT펀드)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같은 해 7월 미국 JV 자이셀에 191억원 규모 현물출자를 발표했다. 대규모 투자유치와 신규사업 진출 행복전세자금대출 소식에 5000원대였던 주가는 3만8900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유상증자는 6개월만인 같은 해 11월 철회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자이셀 현물출자 계약도 해지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요동쳤고 차익을 챙긴 이도 있다. 2022년 11월 KIB프라이빗에쿼티(KIB PE)라는 법인은 장내서 자이글 지분 5.09%를 주당 5000원대에 매집 갈보리 했다가 2023년 4월 주가 급등 이후 1만~3만원대에 장내 매도하면서 수백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 대표는 △2022년 12월 인수했다가 JV에 현물출자하기로 했던 CM파트너 공장에 대한 가치평가 기준 △유상증자 무산 배경 △주가 급등으로 이익을 본 것은 누구인지 등 시장에서 나오는 의문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 연차계산기 답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인터뷰를 결심한 이유가 있나.
=민감한 시점이란 점은 알고 있다. 하지만 자이글은 상장사로서 주주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조사 과정에서 오해가 풀리지 않을 것이란 불안감도 있었다.
▶지난해 1 기업은행사업 2월 미국 JV 설립을 계약을 해지한 배경은 무엇인가.
=지난해 12월 미국 JV 설립을 주도했던 중개인 A씨와 자이셀 지분 70%를 출자하기로 한 XT펀드에 대한 언론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XT펀드 실질사주가 과거 범죄에 연루됐던 인물이었다. 이들은 자이글에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도 하고 미국 거대 통신사, 전력회사 등에 매출 월이자지급식상품 도 확보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업무를 추진했지만 모두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특히 JV에 출자하기로 했지만 출자금이 납입되지 않은 부분은 회계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고 해당 계약을 지속할 경우 감사의견과 상장 유지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상장사의 지위와 주주를 지키기 위해 계약 해지를 결단했다.
▶전 헬리아텍 관계자 등에 따르면 미국 자이셀 최고 경영책임자인 알렉산더 홍은 2007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헬리아텍 주가조작 사건에서 수백억원을 들고 해외로 도주한 홍평화(당시 미국이름 폴홍)와 동일인물으로 알려졌다. 이를 언제 인지했나.
=지난해 12월에 언론보도가 나오고 나서 알았다. XT펀드 등이 약속을 계속 지키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지난해 8월 미국 현지를 찾아갔는데 알렉산더 홍이 실질 사주로 활동하고 있었다. 당시 깜깜한 밤에 그것도 처음간 미국 버지니아의 어느 곳인지도 모르는 생소한 곳에 차를 타고 다닌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큰일을 당했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현재 미국 XT펀드를 소개하고 설비 발주, 투자 등을 미끼로 수억원을 받아간 A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그로 인해 회사가 사용한 비용까지 포함하면 수십억원이 넘는다.
▶이차전지 사업 추진 발표 이후 진행 상황을 설명해달라.
=CM파트너로부터 인수한 생산시설을 활용해 30암페어 파우치 셀을 고용량으로 업그레이드해 새로 개발하고 국내 최초로 각형 셀을 만들어 지난해 8월 KC 인증까지 받았다. 현재 중국 공장에서 OEM(주문자 상표 생산)방식으로 시험 생산을 완료하고 양산시설을 만들 수 있는 준비까지 마쳤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개발 비용으로 25억원이 넘는 비용을 지출했고 LG에너지솔루션 출신 등 관련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인재를 영입하기도 했다. 현재 개발한 제품은 각형 셀(100암페어, 280암페어), 가정용 ESS, 태양광 가로등, 75암페어 나트륨셀 등이다.



자이글이 개발한 각형 셀./사진제공=자이글


▶CM파트너로부터 74억원에 인수한 생산시설이 수개월 후 자이셀에 현물출자할 때는 191억원으로 평가를 받았다. 가치평가는 어떻게 이뤄졌나.
=CM파트너로부터 인수할 때는 부동산 가격에 생산설비를 고철가격 수준으로 계산해서 74억원에 인수했다. CM파트너는 해당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기곗값과 부동산 가치로 단순 계산했다. 이후 해당 시설의 가치평가를 191억원으로 받은 것은 해당 설비를 이용해 파우치 셀을 만들어 팔 것으로 가정해서 진행한 것으로 설명 들었다. 평가는 외부평가기관인 신한회계법인이 진행했으며 A씨가 섭외했다. 이행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수주계획, 계약서 등은 일절 제출하지 않았다.
▶무산된 유상증자와 관련해서는 납입 대상자의 자금 능력을 검증했나.
=당연히 확인했다. 다만 대상자가 미국 펀드라 우리나라와 달리 은행 잔고증명서가 아닌 자금 확인서를 쓴다고 했다. 유상증자 관련 업무를 대행한 증권사에 미국으로부터 받은 관련 서류로 검토 및 자문받았더니 문제가 없다고 했다. 경험이 없었던 나는 미국은 한국과 다른 부분이 많다는 A씨의 설명을 들었고 증권사 자문까지 받았기 때문에 원래 그런가 보다 했다. A씨가 미국의 유명 투자회사 등과 투자 관계를 맺고 있다는 자료 등을 주기도 했기 때문에 자금 능력은 충분하다고 믿었다.
▶이차전지 사업 추진 발표로 주가가 크게 올랐고 KIB PE는 주식을 팔아 큰 이익을 얻었다. 이들과 무슨 관계인가.
=KIB PE는 2022년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했다가 회사에 주주선언 메일을 보내오는 등 연락이 오다가 갑자기 지분을 매도했다. 이외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A씨가 KIB PE의 부회장 명함을 쓰고 있었고 이외에도 과거 이들 관계자는 같은 회사에 근무한 이력이 있었다.
▶이차전지 사업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익을 챙긴 것이 전혀 없나.
=없다. 오히려 주가가 너무 급등해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식을 한주도 팔지 않았고 어차피 자이글은 부동산 과다법인이기 때문에 경영권을 매각하면 양도세 폭탄을 맞는다. 실제 A씨 등이 내 지분을 일부 팔거나 출자하라고도 했지만 응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내가 필요한 것은 테마성 주가 부양이 아니라 실질적인 사업의 안정적 성장과 매출 확대, 이익 창출이다.
▶갑자기 이차전지 사업에 진출한 이유는 무엇인가.
=갑자기가 아니다. 당시는 자이글 매출이 급감하면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었다. 검토한 사업만 2022년도 한해만 해도 85개가 넘는다. CM파트너 공장을 가보니 이차전지 셀을 만드는 초기 공정이 국수면 만드는 공정과 유사했다. 과거 식품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처음 맡은 프로젝트로 1인용 메밀면을 개발해 좋은 성과를 냈던 것이 생각났다. 자이글은 전기 가전회로 기술을 가진 인력과 경험도 이미 있었고 나 또한 관련 제조 분야에 일을 해왔다. 나는 세상에 없던 제품인 자이글을 만들어 누적 매출 5000억원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다. 당시 중국 외에는 한국의 대기업 조차도 하지 않았던 기술인 인산철 배터리 셀 제조 유무형 기술을 인수했기에 이번에도 해볼 만 하다고 판단했다.
▶주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상장사 오너이자 대표로서 누구보다 회사를 키우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주주에게 이익도 배당하고 싶다. 경영상의 판단을 잘못해 주주들이 기대했던 미국 진출 관련 실망감을 안겨 죄송하다. 그러나 미국 펀드 등과 공모해서 거짓말을 했다는 오해는 받아 들이기 어렵다. 자이글은 피해자인데 조사를 받게 돼 심정적으로 무척 괴롭다. 비록 미국 진출은 무산됐지만 회사가 그간 연구 개발하며 쌓은 사업 노하우와 실적은 남아있다. 향후 건실한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기영 기자 pgys@mt.co.kr